RF 카메라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늘 느끼는 현실이겠지만, 한쪽을 선택하자니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즉, 광각과 표준, 망원을 모두 편하게 사용할 수가 없단 얘기다. 물론 누구나 알다시피 RF 카메라가 주로 50mm 이하의 광각에서 더 빛을 발휘하고 내게도 그것이 라이카로 작업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어디 사람의 마음이 그러한가? 기왕이면 28mm도 편하게 쓰면서 50mm도 쓰고 90mm 도 가지고 다양하게 촬영하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그것이 비록 결과물을 Selection할때 늘 탈락하는 화각일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28mm를 편하게 쓰려면 50mm 이상은 너무 상이 작게 보이고, 50mm를 가장 편하게 쓰려면 28mm는 내장 파인더로는 포기를 해야한다. 나의 경우 역시 0.72 배율의 파인더를 사용하다 보니 28mm~135mm 까지 지원하지만 (135mm는 사실 무의미하다고 본다.) 50mm를 파인더상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보니 50mm 렌즈를 쓸때는 파인더 배율을 높여주는 매그니파이어(Magnifier)를 중고로 찾고 있었다. 물론 라이카에서 정품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그 자그마한 매그니파이어 하나에 45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이니 엄두를 낼 수가 없어, 홍콩에서 만든 호환 매그니파이어를 찾고 있었지만  이것 역시 신품의 경우 국내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 이베희 여사로부터 구하게 되면 배송비등을 포함하여 10만원 돈은 들여야 했다.  근데 열대야가 도움을 주는 날도 있긴하더라. 열대야의 여파로 오늘 새벽 일찍 일어나 우연찮게 장터를 뒤적인 결과 3만원에 신품같은 상태의 제품을 손에 쥘 수 있었으니 말이다. ㅎㅎㅎ (사실 3만원이면 거저 주는거였다. 신품이 10만원정도 함에도 국내 중고 매물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사용감이 있던 것들도 10만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구입한 매그니파이어는 1.25x 배율인데 0.72배율의 내 카메라에 장착하면 0.9 배율의 파인더로 보이게 된다. 그러면 50mm 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는 0.91 배율의 M3와 비슷한 파인더가 된다. 실제로 오늘 받아서 50mm를 마운트해 촬영해 보니 그간 50mm를 홀대했던게 미안해 질 정도로 너무 편안하고 좋았다. 90mm의 경우도 매그니파이어가 없을 때보다는 훨씬 보기가 수월하긴 하지만 역시 무한대에 근접한 포커싱을 할때에는 힘들 수 밖에 없다.  매그니파이어 자체의 성능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매그니파이어를 없이 사용할때와 파인더 밝기와 촛점등에 큰 변화가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고, 스트랩에 매그니파이어를 보관할 수 있는 가죽 케이스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이 역시 상태가 아주 좋았다.  단, 접안창에 라이카 정품 매그니파이어와 틀리게 고무링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안경 착용자들은 사용시 주의를 해야할 듯 싶다. 일반 사용자들은 접안부 렌즈가 안쪽으로 많이 들어가 있어 접안부에 바짝 눈을 가져다 대도 접안렌즈에 이물질이 묻거나 뿌옇게 되는 현상은 잘 생기지 않으니 편하게 써도 된다.

     아무래도 득템한 매그니파이어 덕분에 이번 미얀마 여행에서는 28mm, 35mm 보다 50mm에 더 집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