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에 큰 키와 서구적인 마스크가 매우 인상적이면서도 디자이너다운 스타일리쉬한 패션감각을 가진 여직원이 있다.  그간 사진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했지만, 꽤 오랜 시간을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음에도 서로 대화를 해본적도 거의 없었을 정도로 가깝지 않은 사이이기도 했고 설령 그렇지 않았어도 사내 여직원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경, 사진 몇컷을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아무래도 촬영요청이 부담이 되었는지 지인들과 같이 촬영을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내가 작업하던 프로젝트의 사진은 담을 수가 없었다.  결국, 가벼운 마음으로 여자분들이 좋아할만한(사실, 그런 사진을 잘 찍지도 못할뿐더러, 상대방이 결과물을 받고 기분 좋아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긴 하다.) 사진 몇롤을 찍고 그 최종 결과물들을 얼마전에 모두 프린팅 하여 전달했는데,  결과물에 고마워하는 분이 계셔서 술 한잔 하자는 그분의 제의에 다 같이 가벼운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원래 촬영하려고 했던 여직원도 촬영후 무려 7만원이라는 돈을 써가며 그날 촬영했던 사람들에게 이미 한턱을 냈던터라, 또 다른 분으로부터의 대접(?)이 부담되긴 하더라. 마음에 든다고는 했어도, 그날 사진을 제일 적은 컷수로 담아드려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어찌됐든  오랫만에 영등포에서 다시 모여 여로집이라는 곳에서 오징어 무침(?)을 시켜먹었는데… 그 이후로는 그런 미안한 마음도 싹 사라지며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 ㅋㅋㅋ 계란말이도 혼자 제일 많이 먹고 온 듯~ ㅎㅎㅎ 사람들에게 말은 안했지만 청도 양꼬치집 이후 영등포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또 다시 찾은듯 한 그 뿌듯함~~

어찌됐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5년간 겉으로 보이던 이미지는 내 상상속의 허상들이었을 뿐이라는 사실과 함께  독특한 웃음 소리,  예상치 못했던 발랄함, 때묻지 않아 보이는 순수함…  스타일리쉬한 외모 뒤에 숨겨졌던 독특하면서도 많은 잠재된 매력을 가진 사람을 찾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런 이미지를 담아낼 더 많은 기회가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