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31분.

010-xxxx-xxxx 로 시작하는 모르는 번호의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대학 농구부 한 학번 아래 후배 녀석이었다. 졸업 후에는 농구부 사람들의 경조사가 아니면 거의 얼굴을 볼 수 없던 아이였는데, 느닷없이 전화 왔길래 인사보다 먼저 “야, 왠일이냐? 네가 다 전화를 하고?” 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후배 녀석도 인사는 생략한 채, 단 한마디로 이 모든 의야한 상황을 정리해준다

“결혼하니깐 전화했지.”

잠시의 정적을 흐르긴 했지만, 그래도 선배라고 결혼식 오라고 전화준게 고맙기도  해서 차근차근 물어봤다. 결혼식 장소와 날짜 , 제수씨에 대한 것등…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침대에 누워 있는데, 밖에서 깊은 한숨 소리와 함께 어머니의 목소리가 나즈막히 들린다.

“대체 뭐가 못나서 후배도 하는 결혼을….”

요즘은 너무나 자주 듣는 얘기가 되어버렸지만 이제 그냥 흘려 들을 때는 아닌가보다.. 분명 뭔가 못난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