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서의 약속은, 결국에는 화창하게 개었을 짖꿎은 날씨 덕분에 취소되어 버리고,
덕분에 모처럼 토요일을 온전하게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채웠다.
새벽같이 챙겨놓았던 필름과 카메라, 아이패드를 가방에 눌러 넣고 집을 나선다.
올해의 가장 큰 작업 중의 하나일, 문래동에서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그리고는 다시 충무로에서의 현상 작업과 KFC 버거로 점심시간을 보낸다.
홍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차 한잔을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연신 구경한다.
사람들의 모습에 지칠때쯤 아이패드로 LFI 를 읽기 시작한다.
온통 영어로 도배된 잡지 덕분에 눈이 뻑뻑해질 무렵, 자주가는 레코드 점에 들른다.
어린시절부터 힘들게 수집해왔던 LP들을 정리하려고 했던 계획도 다 무산이다.
일단 사고 싶었던 이태리 Art Rock 음반들을 사들고 나온다.
Keith Cross & Peter Ross의 노래가 너무 좋다.
발검음이 너무 가볍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면 이렇게 똑같이 반복되는 이 일상이,
난 왜좋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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