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달 전 쯤 이었던 것 같다. 광화문 역에 내려 만날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데, 광장쪽으로 나가는 길이 시장통 마냥 시끌시끌했다. 약속시간까지는 시간 여유도 있는터라 무슨 일인가 하고 기웃 기웃 거리는데… 저 멀리서 연예인 Feel이 충만한 간지남이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소지섭의 사진집 출판 기념 사인회 한 가운데에서 수많은 일본인들과 함께 나는 사춘기 소녀마냥 멍하니 서 있었다.

   며칠전, 사무실에서 한 여직원 분의 자리를 지나가는데, 그때 광화문에서 본 소지섭의 사진집이 책상위에 놓여 있길래, 책을 펼쳐보며 대뜸 하루만 빌려 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워낙 소지섭의 열혈 팬인 분이었기에, 이 책을 샀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이리 쉽게 빌릴 수 있게 될 줄은..ㅎㅎㅎ

  책을 펼쳐보자 마자,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의 화려한 약력과 페이지 마다 짧막한 글들과 몇개의 주제를 가지고 그의 지인 혹은 유명인사와 함께 찍은 그의 모습들로 가득한 사진들이었다.  모 외국계 대기업의 프로페셔널 카메라를 광고하던 그였기에, 사실 내가 그 책에서 기대했던것은 그가 촬영한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가 직접 촬영한 사진은 책의 맨 마지막 두 페이지에 있는 몇컷의 사진들 뿐… 일단 거기서부터 실망한 나로서는 화보집 같은 나머지 사진들과, 매치되지 않는 글들이 한 눈에 잘 들어올리가 없었다.  그저, 왜 그가 대한민국에서 간지남이라고 불리우고 내 모습과 얼마나 비교 되는지 확인하는 정도였을 뿐… 정말 피사체로서는 손색이 없는 그의 모습이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것은 비단 나뿐 아니라 이 사진집을 본 대다수의 대한민국 남성들이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그의 짧막한 글들 사이에서 배우 소지섭이 아닌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평범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아닐까…

 

P.S. : 소지섭의 열혈 여성 팬분들께는 강력 추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