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신촌에서 친구의 사진전을 보며 친구와 친구의 아내분과 같이 차를 한잔 하고 있는데  대학 후배에게 전화 한통이 왔다. 전화 시작부터 시작되는 시끌시끌한 소리와 함께 걸죽한 욕(?)들이 오가고 있는걸 보니 통화 내용을 딱히 듣지 않아도 오랫만에 농구부 애들이 모인것 같았다.  YB들이랑 학교 체육관에서 연습하고 애들이랑 술한잔 하다 내 얘기가 나와서 연락했다는데, 예전같으면 믿지 않을 얘기지만 지금이야 다들 사회인이니 술값이 부족해서 전화했을 것 같지는 않아,  친구와 일찍 헤어지고 바로 학교로 찾아갔다.

     파릇파릇(?)한 현역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좋긴 했지만, 역시나 학교 다닐때 같이 고생하며 농구부 생활을 했던 바로 밑에 후배들과 술한잔 기울이는 것 만큼 즐거운 시간도 없는 듯하다.  평소 욕을 전혀 하지 않는 나도, 이 녀석들을 만나면 걸죽하게 욕도 한마디씩 해주며 술한잔 할정도이니 말이다. ㅎㅎㅎ 술이 몇잔 들어가니 후배들이 지금와서 물어보더라. 내가 회장 맡고 있을땐 왜 그렇게 기합을 줬냐고.. 사실 난 잘 기억도 안나는데 말이지.. ㅡㅡ; 그런게 다 쌓여서 이렇게 술자리에서 만나면 평생의 안주거리가 되는게 아닐까라며 얼버무리긴 했지만, 고녀석들과 함께한 2차 술값을 내주려고 했던걸 보면 지금까지도 미안한 마음은 어쩔수 없긴한가 보다.  물론 다른 후배녀석이 한사코 자기가 사겠다고 해서 그 기회마져 놓치긴 했지만, 어쨌거나 기분 좋았던 하루였음에는 틀림없다.

     녀석들과 함께 하루 종일 체육관 농구코트를 뒹구르고, 그 지저분 했던 라커룸에서 자장면을 시켜먹고 ,또 다시 체육관에서 뒹그르던… 그리고선 저녁에 다 같이 모여 파전 하나에 소주를 몇병씩을 먹고 학교앞  대로변을 가로막고 큰 원을 그리며 힘차게 농구부 구호를 외치던 그 시절…  그 시절 후배들을 만나면 빡빡한 현실속에서 잊고 지내던 추억들을 꺼내게 만들어 주는 것만 같아 고맙고 즐겁기만 하다.

UP!!! 화이팅!!!

 

P.S. : 

술마시다 말고 후배가 대뜸 물어본다.

“근데 형 아직도 제대 안한거 아니야??”

” 뭔소리야??????”

“군인이 아니고서야 왜  매번 그런 분쟁지역(?)만 여행다녀? “

” ㅡㅡ;”

 내가 여행 다니는 일본, 미국이야 말할것도 없지만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중 어느 한곳도 내전등의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는 없다.

이 무식한 것들아!!! ㅡㅡ;